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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구생활, 선거 결과 들여다보기 편.

돋보기/시사

by 열정과 함께 2012. 4. 12.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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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내용은 현재 시각, 네이버 포탈에서 제공하는 개표/결과 를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또한 내 생각대로 마구 쓴 것이므로 빈 부분이 많습니다.




1. 이번 선거에서 주목할 만한 사항(인물, 정당편)

1) 박근혜 - 선거의 여신

 2) 한명숙 - 선거의 여신(반대편에게!!!!)

 3) 통진당 - 정치의 초보

 4) 문재인 - 한계를 보이다.

 5) 정동영, 천정배 - 선거의 정석(지는 법에 대해서!!!)

 6) 민주당 - 걍 병 신

 7) 새누리 - 재 신 임

 

2. 이번 선거에서 주목할 만한 사항(지역 편)

 1) 서울 -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2) 인천, 울산, 강원, 김해 을 - 믿기 힘든 패배

 3) 전라, 경상 - 예상했던 결과

 

 자 그럼 세부항목 들어갑니다. 좀 많이 길어요. 보고 싶은 항목만 보시고 싶으면 그러셔두 좋구.


1. 이번 선거에서 주목할 만한 사항(인물, 정당편)

 1) 박근혜 - 선거의 여신

이번 총선의 승리로 인해 박근혜씨는 진짜, 문자 그대로 선거의 여신으로 거듭났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인해 심각한 타격을 입었던 4.15 총선(당시 여대야소였다) 에서 심각한 위기에 빠진 한나라당을, 천막당사, 사학법 투쟁을 거치면서 적절한 정치적 수법을 통해 소위 '완벽하게' 구해낸 것을 시작으로(지방 선거에서 문자 그대로 압승했다), 이번에 정권 심판의 분위기가 팽배했던 선거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을 문자 그대로


 승리로 이끌었다.


특히 이번 선거의 경우, 극도로 악화된 경제 사정, 민생으로 인해 여당에 대한 국민 인식이 '매우 좋지 않았음' 에도 불구하고 선거를 승리로 이끈 공로는 아주 크다. 이제 박근혜 씨가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나오는 것은 문자 그대로 당연한 일이며, 또한 여태까지 박근혜씨가 보여준 '실적' 을 볼 때 대선에서도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이 분명하다.


 정작 박근혜 씨 본인은 다음 항목에 나올, 한명숙 씨와 마찬가지로 경제, 정치 등에 대해서 아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점에서는 다를게 없는 사람이나, 한명숙씨와는 다르게 적어도 무식이 통통 튀는 발언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 수 위의 이미지 관리 능력을 보여주었다. 또한 발언 시점, 발언 등을 고려해 볼 때, 그 참모진이(둘다 아는게 없으니 참모진 능력이겠지) 수준이 다르다는 것을 금세 알 수 있으며, 내 평소 성향 상 별로 인정하고 싶지 않으나, 현재 상태의 인물과 참모진으로 대통령 자리에 올려놓을 경우, 박근혜씨가 한명숙씨보다 나을 거라고 감히 추측해본다.


 2) 한명숙 - 선거의 여신(반대편에게!!!!)

이번 총선의 패배로 인해, 한명숙씨는 문자 그대로 선거의 여신으로 거듭났다(반대편에게!). 이번 패배의 진짜 문제는 패배 그 자체가 아니다. 2010년 서울 시장 선거 때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었는데, 정권 심판의 분위기가 유권자들 사이에서 팽배했음에도 불구하고, 분위기를 완전히 갈아엎고 오히려 판을 상대방의 재신임 구도로 몰고가는 위엄을 보여준게 문제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어째 패배하는 선거마다 그렇게도 중요한 고비에 있는 선거에서 이렇게 확실하게 패배할 수 있는지가 의문이다. 2010년 선거에서는 사상 최초로 재선에 성공한 민선 시장을 만들어서 갖다 바치더니 이번 총선에서는 유력한 대선 후보 하나를 만들어서 갖다바쳤다.


 사실 서울 시장 선거 때는 일단, 노회찬 후보가 3% 의 득표율을 가져가면서 한명숙 씨가 아깝게 패배하는 바람에 상당히 묻힌 감이 있고, 오세훈 후보가 거의 나르시시즘에 가까운 자뻑 증상에 빠진 나머지 사실상 스스로를 탄핵하는 희대의 사건 을 저지른 나머지, 한명숙 씨의 무능함이 상당히 묻힌 바 있다. 그렇지만 한명숙 씨의 능력을 보여준 것은 사실 그때부터 내정되어 있었던 거나 마찬가지였다.  일단, 크게 두가지를 꼽을 수 있다. 일단 오세훈 후보와의 토론회를 들 수 있고, 개표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이다.


 첫번째로, 오세훈 후보와의 토론회는 거의 오세훈-한명숙 토론회가 아니라 오세훈-노회찬 토론회였다. 당시 한명숙 씨가 검찰의 집요한 비리 수사로 인해 크게 궁지에 몰려 있었고, 검찰의 각종 공격에 대비하려면 상대적으로 선거 준비에 할애할 시간이 어느 정도 부족했다고 변명할 수는 있으나....... 그럼 시장 후보로 다른 사람을 내시던가. 까놓고 말해서 당시 자리에서 오세훈-한명숙 관계는 토론의 상대가 아니라 교사-학생의 수준이었다.


 두번째로, 설익은 승리 선언이다. 당시 한명숙 후보가 근소하게 앞선 상황에서, 개표가 많이 끝났을 때 쯤 해서 한명숙 후보가 승리 선언을 했는데....... 문제는 그 때 개표가 다 끝나지 않은 표는 강남벨트의 표였다. 아니 그럼 표 차이가 좀 날 때 승리선언을 하던가....... 당시 많은 사람들도 말했다시피, 분명히 '이해하기 힘든' 행동었다. 그리고 한명숙 씨는 기껏 마신 김칫국을 전부 게워내야 했다.


 이번 총선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한명숙 씨는 전혀 '초점을 잡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것은 후에 민주당 항목에서 다시 언급하겠지만, 이번 총선에서 범야권의 모습은 정권 비판 몰빵이었다. 그리고 이것은 소위 민주화 운동을 위해서 일생 바쳤다는 인간들이 '대의민주주의' 라는 단어가 왜 생겼는지 전혀 이해를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또한 지역을 챙긴다면서 한다는 소리가 대북관계가 악화되어서 강원도가 망했다는 등(블로그의 다른 글, '한명숙 씨, 제발 정신차리세요!' 을 참고하시라), 굳이 하지 않는 것이 좋을 뻘소리를 계속해서 함으로 인해 선거에 치명타를 입혔다.


 이제 분명한 것은, 한명숙 씨와 함께 하는 한, 선거에 승리하는 것은 '한명숙 씨가 근본적인 깨달음을 얻기 전에는' 절대로 불가능한 것이며, 이제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민주통합당은 그렇게도 자신들이 떠들어대는 '5년 간이 생지옥' 이 원 플러스 원 패키지가 되어 10년으로 늘어나는 사태를 '자신들이 창조해 내는' 촌극을 연출하기 전에 어서 정신차리고 사태를 올바르게 파악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유권자는 자신의 정치적인 의사를 표시하지만, 자신의 이익을 선택하는 법이다.


3. 통진당, 정치의 초보

사실, 이번 대선 결과만 놓고 보면, 통합 진보당은 별로 정치의 초보가 아닐 수도 있다. 오히려 그 이면에 원모심계를 품고 미래를 착착 준비해 나가는 그런 사람들일 수 있다. 무슨 근거로 이런 소리를 하느냐고? 그 동안 통합 진보당이 보여준 수많은 삽질에도 불구하고 통합진보당은 의석을 13개나 확보하였기 때문이다.


 우선, 지금까지 보여준 그 지겨운 복지 타령과 심판 타령이 있다. 우선 복지 문제에 대해서는 이 한마디로 상황을 잘 표현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유권자들은 복지를 아주 좋아한다. 그러나 동시에, 그들은 그 돈을 자신들이 내야 한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심판 타령. 선거 공보물도 그렇고 그 동안 통합 진보당 계열 인사들이 보여준 언행을 보면 늘 정권 심판 얘기가 나온다. 안 나온 적이 없다. 그런데 말이지...............


어떻게가 구체적으로 나온 경우는 하나도 없다.


 자..... 예를 들어 보자. 나는 대한민국에 사법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또한 부패한 기득권층에도 변화의 칼바람이 몰아쳐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자..... 조금만 판세를 읽을 줄 아는 사람이면 이 두 가지가 아주 상충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왜? 기득권층에 칼바람이 불게 만드려면 기본적으로 검사들을 정권 초기에 확실하게 휘어잡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검사들을 휘어잡지 못한 채로 기성 기득권층에 칼날을 날리려 들면 어떤 결과가 일어나는지는 노무현 대통령이 정권 초기에 아주 잘 보여준 바 있다.


 지금의 정권심판도 아주 동일하다. 이렇게 말해주고 싶지는 않지만, 현재 이명박 행정부에서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자들은 아주 현란한 테크니션이다. 정권 말기가 가까워 와서 여기저기서 권력 누수가 보이는데도 정작 검찰은 아직까지는 잡음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확실하게 휘어잡고 있다. 또한 정권 재임 도중 증권가에서 보여준 모습을 볼 때, 이들은 돈이 융통되는 통로 또한 아주 확실하게 휘어잡고 있다. 지금은 권력 누수가 일어나서 언론쪽이 조금 시끄럽지만, 정권 초기에는 언론에서도 찍소리 하나 안 나왔다. 즉, 이들은 해쳐먹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 지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는 자들이다.


 이런 세력을 구체적인 시행 방안 하나 없이 때려잡겠다고 설치는 자는 둘 중 하나다. 사기꾼이거나, 머리가 비었거나.


 복지 이슈도 전혀 다를 것이 없다. 부자 증세? 재벌 증세? 말은 좋지. 어떻게 할 건데? 참여정부도 섣불리 종합부동산세 과세했다가 '이중 과세' 의 함정에 걸리는 바람에 임기 내내 그 논리에 처발리다가 결국 엄청난 지지도 하락을 경험해야 했다(그런 류의 세금이 필요없다는 것은 아니다. 똑바로 만들란 얘기다). 사실 대한민국 세제 개편에서 진짜 시급한건 부자 증세가 아니라 숭숭 뚤린 세법의 구멍으로 빠져나가는 검은 돈들이다. 그리고 통합진보당이 하는 얘기로 미루어 보면


 통합 진보당은 정말 아는게 하나도 없다. 내가 선거 판때기 돌아가면서 '내가 최소한 저인간들보다는 아는게 많을 것 같다.' 라고 생각해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간 통진당의 전통적인 텃밭은 울산지역이었다. 왜냐고? 우리나라 노총의 근간을 이루는 금속노조 총본산이 울산이 있다. 울산에 포스코와 현대차 공장이 있지 않은가.... 그로 인해 울산 지역이 노조 총본산이었다. 노조 총본산이니 노조와 연계가 된 민주 노동당이 전통적으로 강했고 그러면 총선에도 이게 이어졌어야 하는데..............


 이번에 울산은 새누리당이 싹쓸이했다.


한마디로 통진당은 이제 다음 선거에서 지면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이 없다. 통진당이 된 곳은 대개 야권 단일화에서 민주당 우세 지역구를 통진당이 양보받은 것이 많다. 아마도 다른 지역으로 진출하려는 욕심에 상대적 우세 지역인 울산 지역에 집중을 덜 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곳에 집중하려다 오히려 본진이 싹 털린 거다. 표 차이도 봐라. 접전지역이 별로 없다. 오히려 압도적으로 패배한 지역이 더 많을 정도...... 울산시에 최소한의 준비만 했었어도 울산시에 다 통합진보당 깃발이 꽂혀 있었을 거다.


 다음 총선에서 단일화 작업이라도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으면 통진당은 무조건 치명타를 입는다. 발판도 없는 놈이 얻어낼 수 있는 게 있을 리가...... 다른 곳으로 진출하려는 시도는 언제나 후방 지원, 본진의 지원이 든든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뭘 하나 상식이다. 사업을 할 때도, 전쟁을 할 때도...... 그리고 통진당은 그걸 몰랐다. 그리고 다른 지역으로 진출하려는 시도도 무리수가 있었다. 관악 선거구 이정희 예비후보 파문을 봐라. 도덕성으로 밀어붙이던 통진당 이미지에 문자 그대로 치명타였다.


  사실 통합 진보당이 그 동안 주류 정치 세력권에 든 적이 없었고, 늘 노동 운동 계열에서 겉돌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지식이 얕고 전략이 제대로 준비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 그렇게 크게 비난할 수 있다는 점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런데 말이지......... 그래도 최소한의 준비는 좀 하고 나오시던가^^. 난 이제 통합진보당이 대한민국이라는 거대한 국가를 이끌어 나갈 수 없는 역량이 한푼 어치도 없는 집단이라고 확신 하기 때문에 통합진보당 에게는 내 기대를 더 이상 걸지 않기로 했다. 그것은  마치 한여름에 폭염이 작열하고 있는데 갑자기 하늘에서 눈이 내리기를 기대하는 것 만큼이나 무의미한 행동이다.


 4) 문재인, 한계를 보이다.

 운명, 이었던가? 문재인을 뜨게 한 책 제목 말이다. 부산 사상구의 선거는 웬 병맛 넘치는 정치 신인과 노무현의 향수를 물씬 풍기는, 노련미 있어 보이는 정치인의 싸움 같지만, 실지는 전혀 그렇지 않다. 박근혜가 손수조에게 쏟아부은 지원을 볼 때, 손수조는 겉으로는 정치신인이지만 사실상 박근혜의 정치적 대리인이나 마찬가지다.


 에이브러햄 링컨과 스티븐 더글러스의 토론회를 아는가? 당시 풋내기 정치신인이던 링컨은 거물급 정치인 더글러스(대선 물망에도 오르던 사람이었다)를 토론 상대로 맞아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자신의 이름을 전국적으로 떨치게 된다. 당시 링컨이 한 싸움은 져도 손해볼 것이 없고, 이기면 대박이 나는 싸움이었다(사실 대부분의 노이즈 마케팅 류가 어느 정도 이런 속성을 가지긴 한다). 그리고 손수조와 문재인의 싸움도 위와 같다(손수조=링컨은 절대 아니다. 그것은 링컨을 심각하게 모욕하는 행위다).


 그렇다면, 이런 마케팅을 맞이했을 때, 상대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태도는 무엇일까?


 사실 이런 류의 도전이 쉽지 않은 도전인 것은 분명하다. 이미 '노이즈 마케팅' 의 대상이 될 만한 자리까지 올라간 사람이라면, 사실 신인들에게 직접적인 도전을 받을 레벨은 이미 지나간 사람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자신의 도전을 널리 알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경우는 이미 그 기반에 가진 능력이 상당한 경우도 많기 때문에 더더욱 대처하기가 어려운 법이다.


 그렇게 때문에 더더욱. 이런 도전에 그 사람이 대처하는 방식을 본다면 그 사람이 과연 이름값에 맞는 자리에 있는 것인지, 자신의 능력에 맞는 자리에 있는 것인지 짐작해 보는 것이 가능하다.


자, 다시. 그럼 문재인이 취할 수 있었던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이었을까? 간단하다. 손수조 '따위' 는 자신과 비교조차도 불가능한 레벨이라는 것을 보여주면 된다. 그럼 어떤 점에서 보여줄까? 국정 수행? 지역 주민들을 위한 공약? 청렴성? 이 해답은 문재인이 앞으로 어디까지 올라갈 생각을 마음 속에 품고있느냐, 를 보면 보인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다. 우리가 생각하는 문재인은 과연 부산시 사상구에서 국회의원 딸랑 하고 끝날 사람인가? 단언컨대 전혀 아니다. 문재인은 분명히 대선 주자 급이며, 총선 뒤에 거취만 잘 활용하면 순식간에 민주당의 대선 후보 대세로 떠오를 수 있는 정치적인 조건을 골고루 갖춘 사람이라 할 수 있겠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손수조와 근본적인 차이를 보일 수 있는 부문은 바로 여기에 있다.


 자신이 여기서 끝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면 된다. 사상구의 주민들을 위해 생각해 온, 지역을 위해 시행될 여러가지 구체적인 계획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된다. 그리고, 거기서 나아가 자신이 품은 꿈은 사상구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 즉, 문재인은 여기서 멈출 사람이 절대 아니며, 더 높은 자리에 반드시 올라가고야 말, 그리고 그것을 위해 철저하게 준비된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였다. 사상구의 주민들에게, 나아가 문재인과 손수조의 싸움에 눈과 귀를 기울이고 있을 모든 사람들에게.


 그리고 문재인은 그 기회를 날렸다^^. 이제는 과연 그가 이름값에 맞는 정치적 지위를 갖고 있는 지를 성찰해 보는 것이 맞는 것처럼 보일 정도다. 물론 문재인이 국회의원만 하고 말 사람이라면, 그는 확실히 투표에서 이긴 승자다. 그는 승자다. 그걸로 끝이다. 하지만, 그가 국회의원만 하고 말 사람인가?


5) 정동영, 천정배 - 선거의 정석(지는 법에 대해서!!!)

손빈의 일화를 아는가? 손빈은 제나라의 장군에게 경주를 통해 큰 돈을 벌게 해 주었다. 그가 경주에서 이긴 방법은 아주아주 간단하다. 자신이 확실하게 이길 수 있는 판을 만들고, 그 판에 돈을 많이 거는 것이다.


 정동영, 천정배라 하면 민주통합당의 에이스와 같은 사람들이다. 말마따나, 그들은 상대가 누구라도, 야권 강세, 혹은 접전 지역에 나가면 충분히 국회에서 의석을 가져올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그런 그들을 누가 봐도 뻔히 여권 초초초초강세 지역인 강남벨트에 내보내야 했던가? 손빈은 붙는 말의 급수를 적절히 조절하여 '자신이 이길 수 밖에 없는 상황' 을 만들었다. 그리고 민주통합당은 정확히 그 반대로 했다.


 사실, 이런 식의 공천이 언제나 헛발질 취급을 받지는 않는다. 말하자면, 정동영, 천정배는 민주통합당 내에서는 간부급이 아닌가? 간부급이 앞장서 적지에 나아가는 것은 우선 사기 독려의 장점이 있다. 충분히 당선되기 쉬운 지역구에 공천받거나, 비례대표 앞번호를 받을 수 있지만, 그러지 않고 자신이 가진 것을 포기하고 고난의 길을 걸어가는 것은 분명 귀감이 될 수 있는 사례이며, 그를 통해 당의 결속력을 공고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말이지..... 그건 적지에 출마한 그 간부급이 이길 의지가 있고, 이길 준비가 되어 있는 상태일 때나 하는 말이다.(정동영 후보에 대해서는 이미 블로그의 다른 글, '정동영 씨, 제발 정신차리세요!' 에 '충분히' 언급되어 있으므로 따로 언급하지 않는다) 아니, 적지에 나왔으면 최소한 준비는 하고 나왔어야 할 것이 아닌가..... 거긴 누가 평가해도 새누리 후보가 압도적으로 당선될 수 있는 구역이었다. 그럼, 그 초기 조건을 극복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나왔어야 할 것이 아닌가.......


 -아주 철저하게 공약을 준비해서 갖고 오던가

 -당 지도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오던가

 -오랜 기간 동안의 준비를 통해 주민들에게 눈도장을 찍어두던가

 -그도 아니면 돈으로 쏟아부어서 자기 이름이라도 해당 지역에 퍼뜨려 두던가.


 이 중에 그 사람들이 준비해서 갖고 온게 있기나 한가? 가서 읽어보면 알겠지만 그 공약이란거 부터가 만들기 귀찮아서 대충 만든 것 처럼 보일 정도의 질을 자랑한다. 당 지도부? 당 지도부는 맨날 부산에 가 있었지. 오랜 기간 동안의 준비? 정동영 씨는 여지껏 계속 출마하는 지역구가 바뀌지 않는가. 돈? 돈을 쓸거면 제대로, 똑바로 써야지. 그냥 사람 몇 고용해서 노래하고 춤추는 것이 다가 아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철저하게 준비된 선거' 였다. 문제는, '지기 위해서'. 차라리 이런 지역에 나왔다가 죽어버리면 책임감은 회피할 수 있게 되니 일찌감치 지금과 같은 총선 결과를 예상하고 도망가서 숨어버린 것이 아닌가 생각되는 정도다. 이건 뭐 완전히........


 -허술하기 짝이 없는 공약을 갖고서

 -지원 유세 같은 것도 없는거나 마찬가지

 -신문에서나 보던 이름으로 지역 주민들 앞에 별안간 떡하니 나타나서

 -지역에 쓸모 있는 소리는 별로 하지도 않고

 -그놈의 정권심판 드립. 뜬구름 잡는 것 같은 이야기만 하다가

 

패배하고 말았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리오? 패배를 위한 선거의 정석이다.


6) 민주당 - 걍 병 신

사실 대한민국 진보는 탄생부터 그 모순점을 내포하고 있다. 진보를 탄생시킨 독재 정권에 대한 반발하기 위한 특징을 대한민국 진보는 충실하게 가져왔다. 그 결과 나타나는 것이 상당한 반 부자, 반 재벌 정서, 그리고 친북정서다. 그리고 친북정서가 나타나면서 다분히 공산주의적인 색채까지 진보에 묻어나게 되었다. 특히 이 중에 친북정서가 다분히 문제가 되는데, 그래도 이전엔 껍데기는 '공산주의' 였던 북한이 이제 완전히 '주체사상' 을 국시로 하는 독재꼴통국가가 되는 바람에 민주주의 국가의 진보계열 정당이 독재국가의 정권을 옹호하게 되는 함정에 빠지고 말았다.


 사실 현대 민주당을 이끌어 가고 있는 386 세대는 또다른 문제점을 자랑하기도 한다. 바로 무지다. 위 세대는 독재를 향한 투쟁의 와중에 세력을 키워간 세대이다. 이 세대의 특징은, 나름 그래도 '미래를 이야기하던 세대' 답게 거대 담론을 꺼내는 것에 익숙하고, 또 능하다는 것이다. 동시에, 미래의 청사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에도 어느 정도 능숙하다. 보편적 복지, 반 재벌, 개혁, 개혁 하는 것을 보라.


 문제는 그들의 능력이 여기서 끝이라는 거다(물론 이것은 그 세대가 여기 이상 발전할 수가 없다는 뜻이 아니다. 그들이 발전하지 못했다). 거대한 담론을 꺼낼 줄 알지만 그 거대한 담론에서 설정한 목표로 나아갈 방안을 꺼내는 법을 모른다. 또한 어찌어찌 그 방안을 꺼낸다고 해도, 현실, 특히 경제, 국방, 과학 분야에서 정말이지 취약하기 짝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 큰 문제는 경제, 국방, 과학은 그 중 하나라도 모르면 현대 민주주의 국가를 제대로 굴리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거다(근데 이놈들은 셋 다 모르네).


 자....... 여기까지는 민주통합당 내에 있는 진보 계열 인사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또다른 문제, 그놈이 그놈이 되는 문제가 있다.


 대한민국에서 상당히 보편적이 되어버린 이촌향도 현상. 그로 인해 농촌 거주민들의 평균 연령이 상당히 높고, 그와 동시에 농촌민들의 이념적인 보수화도 상당히 많이 진행이 되었다. 그리고 민주통합당의 텃밭 중 하나인 전라 지역은 농업에 종사하는 인구가 상당히 많다. 즉, 진보 정당을 표방하지만 텃밭의 지역민들은 보수적인 경향을 갖게 된다(이는 아무래도 전라 지역이 당한 소외와 5. 18 광주 민주화운동이 결정적인 원인이다).


 여기서 끝인가? 지지기반이 보수층이 많으니 당연히 그걸 업고 나온 정치인들도 다 보수층이다. 그리고 당연히 그로 인한 문제가 터진다. 그놈이 그놈 문제. 선거에 나온 사람들이 다들 지역 유지들이고, 지역구 주민들의 정치적 선택은 무늬는 이전에 벌어진 사건으로 인해 진보쪽을 선택해 주는데 정치적 견해는 새누리당 텃밭 지역의 보수적인 거주민들과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그리고 이 현상은...... 가뜩이나 떨어지는 정당의 '미래 구상 실현을 위한 실천적 방안' 을 제시하는 능력을 더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는다. 생각이 같은 사람들끼리 일치단결해서 머리를 맞대도 안 나오는게 그 방안이란 것인데 생각이 다른, 좀 나쁘게 말해 어중이떠중이 들이 모여 있으니 그 효율성이 더 악화되지......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는 대개 원로나, 전 권력자 등이 중심에서 무게를 잡아주면 문제가 해결되는 상황이 왕왕 있는데 문제는 두분 다 돌가셨잖아?


 그도 아니면 유능한 지도자가 혜성처럼 등장하여 다 휘어잡고 가는 경우의 수도 있는데 지도자의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이 한명숙이다. 더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그럼....... 여기서 끝인가???????????????? 나도 끝이었으면 좋겠다.... 여기까지 성분문제였다.


 기본적인 전략도 부재했다. 2007년 대선에 정동영 후보는 BBK 로 이명박 후보를 한방에 낙마시키는 것에만 몰빵하다가 망했다. 그리고 2012년 총선에서 민주통합당은 무조건 정권 심판 분위기로만 몰아서 우수수 표를 따내는 것에만 몰빵하다가 망했다. 둘 다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결과다. 사람들이 찾는 것은 미래를 이끌 지도자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할 대표자다.


 그 아주 대표적인 예가 바로 강원권이다. 봐라. 이번에 강원권 새누리당 싹쓸이다. 새누리당이 강원에 해준 것이 뭐가 있는가? 없다. 오히려 원주시에 예정된 첨단의료산업 복합단지를 빼았아 갔다. 그것만 충실하게 털었어도 원주시는 누워서 떡먹기 마냥으로 건졌을 거다. 그리고 그걸 제대로 다루지 않고 원주시를 새누리당에 갖다바쳤다. 원주시 갑은 득표율 차가 두자리수에 가까워 보일 정도로 차이가 난다.


그리고 지도부는 그 판국에 왜 부산에 집중을 하냐...... 부산에 집중을 했으면 좀 뺏어 오던가. 논문 표절이 아니라 논문 '복사' 의혹을 받고 있는 문대성도 살아났다. 문재인이 대어급으로 급부상을 하자 문재인을 선봉장으로 부산 표를 가져오려고 준비한 것 같은데 아니나 다를까. 쫄딱 망해 버렸다. 문재인 이름으로 하는 선거구는 기본적으로는 사상구 뿐이다. 다른 곳은 민통당 이름 걸고 하는 거 아닌가. 아니면 문재인을 형식적으로라도 당 대표로 올려 주던가 하는 성의는 보여야 할 것이 아닌가......


 그리고 박원순한테 언질이라도 넣어서 재건축에 대한 우호 무드라도 조성하던지 해야 할 것이 아닌가...... 이건 뭐 강남에 출마한 사람은 죽으라는 건지 뭔지. 나는 그래도 재건축은 어쨌든간 막고 봐야겠다, 는 수준이 아닌가. 시장이 민주당이고, 문제 해결을 위한 직접적인 시도는 못해도 뉘앙스 정도는 풍겨 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이젠 손발까지 안맞는다.


 답답한 것은 민통당이 차려진 밥상도 제대로 떠먹지도 못한다는 거다. 문대성을 봐라...... 이쪽은 위장전입만 해도 낙마를 하고 죽어나가는데 저쪽은 위장전입이 문제가 아니라 대형 범죄를 저질러도 구렁이 담 넘듯이 넘어간다. 이쪽에서 뭐를 털어야 할 지 감을 잡지를 못하고 있고, 알아도 털 능력이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이쯤되면 이해를 할 것이다. 


민주당은 병신이다. 걍 병신이다.

 

7) 새누리 - 재 신 임

 이 정권 심판의 분위기에서 새누리가 단독 과반을 얻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사실상 재신임 받은 거나 마찬가지다.


 물론, 주류 세력 교체는 일어났다. 친이->친박으로. 그러나 친이계 수장격인 이재오가 살아남았다. 홍준표가 죽은 게 친이에 좀 부담이 되긴 할 것인데  기본적으로 새누리가 이겼기 때문에 베이스가 있다. 대승리를 한 거나 마찬가지다.


 그렇게도 막장으로 국정 운영을 했는데, 대안세력이 그를 뛰어넘는 병신력을 자랑하는 바람에 국민들에게 재신임받았다.


 아........놔..........






2. 이번 선거에서 주목할 만한 사항(지역 편)


 1) 서울 -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서울을 보자. 표면적으로는 민주당이 이긴 것 처럼 보인다. 하지만 보자. 일단 강남 서초에서 새누리 몰표 수준이다. 이 지역이 늘 그렇긴 한데..... 문제는 곧 대선이 있지..... 그리고 서울에서 새누리가 이긴 대부분의 지역이 접전 끝에 이긴 것이라 좀 희망스럽긴 한데, 너무 상징적인 인물이 살아남았다. 이 재 오........


 그리고 아무리 상대가 정몽준이었다 해도 동작 을은 왜 뺐긴거냐...... 반 부자, 반 감세 분위기로 몰았으면 동작 정도는 쉽게 빼앗아 와야 했다. 양천구도 마찬가지..... 물론 서울에서 이겼다. 국회의원 수로 볼 때 크게 승리했다. 그러나 뒷맛을 조금 감미해 보면 갑자기 썩은 맛이 나기 시작하는 그런 승리를 했다.


 2) 인천, 울산, 강원, 김해 을 - 믿기 힘든 패배

말이 필요한가?


인천 - 전임시장 안상수가 대범하게 시 재정을 말아먹었다. 그리고 이번 총선에서는 민주당과 새누리당이 동수가 나왔다. 사람들에게 새누리가 시 재정을 완전히 말아먹은 것만 깨우쳐 주었어도 민주당이 더 많이 나오는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울산 - 아까 통진당 항목에서 언급했다. 해당 정당 지지자들이 몰린 지역구를 다 뺏긴 건 말이 되지 않는다. 이건 변명의 여지조차도 없는 사태다.


강원 - 아까 민주당 항목에서 언급했다. 평창 올림픽을 유치해다 주긴 했는데, 어차피 땅값 상승 이익은 정보 선점하고 들어온 세력에게 다 넘어갔다. 주민들만 피박 쓴 꼴이 되었는데.............................................. 그러고서도 지역 주민들한테서 새누리는 재신임을 받았다!!! 민통당이 얼마나 병신이면 지역구에 이런 행동을 하고도 재신임 받을 수 있는거냐!!


김해 을 - 노무현 봉하마을이 있는 곳이다. 말이 더 필요한가. 그리고 후보는 농사꾼 아들이라다가 청문회에서 들통나고 쫓겨난 김태호다. 이런 곳을 뺏기는 걸 보면 민주당은 정치적인 상징성의 중요성에 대해 이해를 하는 게 별로 없는 것 같다.


 3) 전라, 경상 - 예상했던 결과


뭐 거기가 늘 그렇지 뭐........ 다만 지방 선거에서 조금은 돌아설 조짐을 보이는 듯 하던 경남 지방이 다시 완전히 돌아선 것은 뼈아프다. 역시 농사는 오랜 세월을 두고 지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당 지도부가 선거에 한번 질 때마다 갈려나가잖아...... 아마 힘들 것 같다.;;;; 


 민통당은 현재의 모습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설령 호남에서 표가 잘 나온다고 해도 거기에 집착하거나 하는 모습은 보이지 말고 그를 뛰어넘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런데 지금 모습은...... 아...... 아무래도 그것도 힘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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