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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버전의 양적완화. 과연 그 결과는?

전망대

by 열정과 함께 2012. 11. 24.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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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businessinsider.com/bank-of-japan-asset-purchase-program-2012-10

 

각설하고 기사 내용을 말하자면, Bank of Japan 에서 110조엔~ 660조엔의 기금(사실 이미 있었던 것의 한도를 늘리는 것이지만)을 조정하여 경기를 부양한다는 내용이다.

 

각종 자산을 매입하는 조치와 더불어, 은행들이 대출을 좀 더 활발하게 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장려한다…… 는 내용까지 들어 있다. 그렇다면 과연 그 결과는 어떻게 나타나게 될까?

 

먼저, 어떤 일이 일어날까 를 생각해보기 전에, 여태까지 일본이 무엇을 해 왔는가 를 잠깐 볼 필요가 있다.

 

지금부터 나오는 자료들은, 특별한 언급이 없다면 모두 1990년~ 2012 년 현재 까지의 기간 동안 조사된 자료들이다.

 

일본은 90년대부터 부동산 거품 붕괴의 여파로 인해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어 왔다. 그리고 BOJ 는 그러한 조치를 타파하기 위해 상당히 공격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했었다.

 


그 결과가 위의 금리 도표이다. 일본의 기준 금리는 6%에서 급격히 인하되어, 요즘은 0~0.5% 에서만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다.

 

통상 경기 부양, 이라고 한다면 금리인하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된다. 그렇다면, 일본은행의 이러한 공격적인 금리 운용은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가?

 

까놓고 말하면, 그렇게 큰 재미는 못 봤다, 가 답이다. 왜?

 




위부터 순서대로, 일본의 GDP, 일본의 연간 GDP 성장률, 그리고 맨 아래는 미국의 GDP 이다. 사실, 미국의 금리 정책 또한 상당히 공격적인 견지를 취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것이 일본이 시행한 정책의 강력함에 비할 바는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물론 일본을 위한 항변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IT 산업의 붐을 타고 세계 경제를 이끈 나라와 부동산 버블 붕괴의 후유증에 시달린 나라를 바로 비교해서 되는 것인가…….. 일리가 있는 말인데, 사실 일본 경제의 성장은 규모만 늘었다 뿐이지 실질적인 변화는 거의 외화내빈에 가깝다.

 


일본의 전년 대비 산업생산이다. 90년대의 기간 동안 일정한 성장을 보여주지 못하고 계속해서 오르락 내리락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제조업이 국가 경제의 대부분을 떠받치는 나라에서, GDP의 규모는 성장했을 지언정, 산업 생산의 규모가 전혀 늘어나지 못한, 속 빈 강정의 경제 성장을 했다는 것이다. 이는 그 사실 그 동안의 GDP 성장에서 정부의 투자가 상당한 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기도 하다. 쓰러져가는 부동산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 시행했던 각종 토목 정책으로 인해 GDP 는 성장했지만, 그것이 산업 경기에 별 영향은 주지 못한 것이다. 또, 아래 자료를 보면

 


위 자료는 일본의 M2(쉽게 말해 화폐 총량) 이고(단위는 엔화), 아래 자료는 물가 상승률이다. 공격적인 금리 정책의 영향으로 화폐 총량은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어, 극심한 화폐가치의 하락을 예상할 수 있지만, 정작 물가상승률은 큰 변화가 없었다. 경제 전체가 극심한 '경색' 에 시달려 온 것이다. 이러한 경색은 버블이 붕괴되면서 이루어진 부채의 구조조정으로 인한 것이다.

 

어떻게 보면, 금리를 인하해서 경기 활성을 유도한다는 것은, 경제 구성원들에게 부채를 장려한다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그를 통해 자본가에게는 사업의 확장, 가계에게는 소비의 확대를 유도하여, 경기 활성을 이루어낸다는 것. 다만 여기서 그 동안 별로 중요하지 않은 점으로 여겨왔던 함정은, 이미 경제 구성원의 많은 수가 상당한 양의 부채에 시달리고 있을 경우, 그러한 금리 인하를 통한, 일종의 부채 확대를 장려하는 정책은 큰 효과를 내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금리 인하에 비해 훨씬 강력한 축에 속하는 각종 자산 매입 정책은 어느 정도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인가? 나는 이 정책이 큰 효과를 거두리라고 보지 않는다. 그 이유는

 


이 도표는 일본의 GDP 대비 일본 정부의 부채 이다. 요즘 부채 위기로 한창 시끌시끌한 그리스가 약 190% 구간임을 감안하면 그것보다도 훨씬 높은 비율이다. 다만 여태까지 일본이 그러한 부채 위기에 시달린 적이 없었던 이유는 정부가 발행한 채권의 대부분을 내국인들이 매입하였기 때문이다. 극심하게 공격적인 금리 정책은, 일반 가계로 하여금 조금의 수익률이라도 올리는 것이 가능한 돈의 피난처를 찾게 만들었고, 정부의 채권은 그러한 입장에서 보자면 충분히 매력적인 대상이었기 떄문이다. 하지만 그것도 옛 말이 된 것이

 


이 도표는 정부 채권의 해외 소유 액수이다(단, 단위는 엔화이다). 언뜻 보아도 액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현재 일본의 GDP 는 약 6조 달러. 현재 환율을 대략 달러당 80 엔으로 할 경우, 총 외부 채권은 3조 달러. 이러한 추세가 몇 년만 더 지속되어도, 일본은 빠르게 유럽과 비슷한 처지에 처하게 될 것이다. 혹시 정부의 예산 확충을 통해 갚을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한다면……

 


정부 예산 변동이다. 빚을 갚으려면 최소한 예산이 늘지는 못해도 줄어들지는 않아야 어떻게든 성장을 해서 빚을 갚을 수 있다는 얘기가 될 텐데, 오히려 예산은 계속해서 적자다. 이런 나라에서 억지로라도 빚을 갚는 방법은 상상을 초월하는 재정 감축 뿐이다. 20년 동안 실질적으로 성장을 했다고 보기 힘든 나라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재정 감축이 일어날 경우 어떤 꼴이 날 지는 상상에 맡긴다. 참고로 미국은 아직 본격적인 재정 감축은 커녕 재정 확장을 줄여가고 있을 뿐인데도 경제가 저 모양이 났다.

 

여기까지 내 결론은 이렇다.

 

공격적인 금리 인하의 효과는 한 마디로 '꽝' 이었다. 그러한 금리 인하가 행해진 기간 동안, 세계 경제가 어느 정도의 부침은 있었지만 그래도 상당한 수준의 성장을 계속해 왔음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20년 동안, 일본 가계는 상당한 수준의 부채 구조조정을 겪었다. 그러나 그 동안, 일본 정부의 부채는 이미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행의 자산 매입 정책은 한 마디로 얘기하면 빚을 계속해서 확대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다만 다른 점은, 그것이 그나마 일본 은행이라는, 화폐 공급자의 장부에 '적자' 로 기록되는 것 이기 때문에 그나마 '안전한 적자' 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양적완화는 일본 은행이 독보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아니요, 미국, 유럽이 이미 시행하고 있는 상태에서 더 이상의 엔화 강세를 막기 위해 시행된 측면이 상당히 강하다. 과연 이런 양적완화가 어느 정도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인가? 실질적으로는, 일본이 행해왔던 공격적인 금리 정책과 비슷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 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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