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3차 양적완화, 가능할까?

전망대

by 열정과 함께 2012. 9. 2. 19:41

본문

Bernanke Remarks at Jackson Hole Symposium: Text


특기할 만한 말은 별로 없고, 그냥 3차 양적완화에 대한 내용만 요약하자면, 늘 그렇듯이, 필요할 경우 Fed 는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얘기만 들어 있다.



1차 양적완화는, 민간 자본의 참여를 허락해서 각종 부실 자산의 긴급 매입을 시행하는, TARP 프로그램이었고


2차 양적완화는 주택 관련 MBS 증권을 연준에서 적극적으로 매입해주는 프로그램이었다. 부실화 정도와는 관계 없이.


사실 경기 부양을 위해서는 금리인하가 가장 손쉬우면서도 큰 부작용을 불러오지 않을 정책이지만, 지금 같은 경우는 연준의 금리가 사실상 0%에 가까운 상황이기 때문에, 쓰나 쓰지 않으나 그게 그거란 문제점이 있다.


애초에 금리인하가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상황은 호주나 브라질(브라질 같은 경우는 요즘 같은 상황에 거의 7% 수준의 높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처럼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면서, 금리를 내릴 의사도 별로 없던 국가들이 갑자기 금리를, 2차례 정도를 거쳐서 연속적으로 인하하면서 정책 기조의 변화를 기대하게 만드는 상황이다. 


이를 고려한다면 연준이 지금 금리를 내려서 지금 별로 기대할 것이 없는 상황이다. 이미 버냉키 의장이 2013년 까지는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확언하였고, 명목금리도 0% 대를 맴돌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부실화된 주택 담보부 증권으로 인해 미국 가정의 가계에 큰 부담이 가해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연준이 금리를 올리는게 가능한 상황은 단기간 내에 올 수가 없다. 그래서 양적완화 라는, 시장의 예상을 벗어나는 조치가 생겨나게 된 것이기도 하고.


이제 다시 이슈가 되고 있는 3차 양적완화, 과연 3차 양적완화는 가능할까?


양적완화가 가능할까? 라는 질문이 나오는 까닭은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1. 일단 양적완화 자체라는 것이 통상적으로 수행하는 시장조작이 아니다. 양적완화 는 중앙은행에서 시장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여 유동성(한마디로 돈질)을 하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그를 시행하기 위한 명분이 필요하다. 


중국과 같이 공산당이 독재하는 사회주의 정부 같은 경우에야 정부가 까라면 까라, 하는 주의니 아무렇지도 않게 그러한 정책을 수행할 수 있지만,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것을 선호하는 자본주의 국가들, 그것도 특히 미국에서, 연준이 아주 직접적인 개입을 하려면 그러한, 틀을 벗어나는 수단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정당성이 부여될 정도의 상황이 와야 한다.


실제로 양적완화 1차를 시행할 때는, 전세계의 주가지수가 폭락에 폭락을 거듭하여 이러다 세계가 망하니 어쩌니, 자본주의의 종말이니 뭐니 하던 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달러가 끝났다는 얘기도 나올 정도였으니까.


2차 양적완화를 시행할 때는, 1차 양적완화의 결과로 주가는 올랐으나, 실업률, 고용상황 등의 경기 제반 조건은 나아진 것이 거의 없고, 무분별한 유동성 살포로 인해 물가만 급등하여 결과적으로 국민들의 삶만 팍팍해졌다, 라는 비판론이 서서히 대두되어 잘못하면 연준이 덤터기를 쓰게 생긴 상황이었다.


뒤집어 생각하자면, 3차 양적완화를 시행하게 된다면, 1차, 2차 때와 비슷한 정도의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더군다나, 지금까지의 결과물로만 보면 1차, 2차 양적완화 모두 '불끄기' 정도에만 어느 정도 효력을 보였지, 궁극적인 목표로 한 경기부양 에는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1차, 2차 때의 분위기보다 더한 분위기가 조성되어야만 연준 의장 버냉키의 입에서 '3차 양적완화 합니다' 란 말이 나올 것이다.



2. 유동성의 팽창은 자산 가격의 상승을 불러온다.


당연한 말이지만, 돈을 풀게 되면 당연히 돈의 가치는 떨어진다. 돈의 가치가 떨어지면, 이러한 돈의 단위로 표시되는 자산의 가격은 당연히 올라가게 된다. 대표적인 경우로, 금을 꼽을 수 있다. 1차 양적완화 이후 화폐 가치의 하락으로 인해 금이 얼마나 올랐는가 하면.........





1차 양적완화를 시행한 뒤, 금값이 최고조에 달할 때 까지의 모습이다. 문자 그대로 천정부지를 모르고 치솟는다. 한마디로, 금 대비 화폐가치가 거의 1/2 수준까지 갔었던 것이다. 이런 식의 화폐가치 하락은 물가상승에도 크게 반영되는데, 그 물가 상승이 어느 정도나면....








위쪽부터 원유가격, 아래 3개는 식용작물의 대표격, 밀, 대두, 옥수수다. 시차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급격한 가격 변동이 유도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식의 물가 상승은 가계의 체력을 크게 약화시키기 때문에 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게 되며, 이 현상이 심화될 경우, 경기 제반 조건이 나이지지 않아 성장은 정체되는데, 각종 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난다.


1차, 2차 양적완화가 가능했던 이유는 당시 유동성 고갈로 인한 경기의 경색 때문에 각종 원자재의 가격이 크게 하락했거나, 그 여파가 남아있어 이전의 가격을 그다지 회복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또한 유동성이 풀리면 주식과 같은 각종 금융자산의 가격도 덩달아 상승하게 되는데, 이가 지나칠 경우 비이성적인 주식시장의 과열, 즉 버블로 이어지기 십상이기 때문에 이러한 것을 조심스럽게 다뤄야만 하는 중앙은행의 입장에서는 함부로 버블이 조성될 수 있는 조치를 취하는 데 거리낌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점들을 통해 지금의 경기가 어디쯤 와 있는지를 살펴보자. 과연, 양적완화를 할 만한 경기 조건은 조성되어 있는가? 혹은, 이러한 원자재 시장의 움직임은 양적완화를 시행할 정도로, 급격한 가격 변동을 보이지 않는 상태에 있다고 할 수 있는가?







위쪽부터,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고용상황 보고서, ADP 고용보고서 의 그래프이다. 날짜를 보면, 금융위기의 상황에서 급격한 변동을 보인 일자리의 수는, 명목상으로 일단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줄곧 하락세, 취업한 노동자의 수는 줄곧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어쨌든간 경제는 지금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세부적인 내용에서 다시 다룰만한 점이 있는데, 그것은 일단 다른 글로 넘기도록 하겠다)


사실 이런 상황에서의 경기 부양책이 꼭 잘못된 것 만은 아니다. 경기 부양은 바닥을 향해 추락하는 경기를 위해 사용할 수도 있지만, 완만한 회복세로 접어든 경기가 좀 더 빠르게 회복되는 것을 보기 위해, 혹은 인기에 영합하는 정권이 경기를 어느 정도 과열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지금 이런 식으로 양적완화를 하기엔 치명적인 문제점을 보이는 부문들이 있는데.......








위쪽부터, 차례대로 원유 가격, 밀, 콩, 옥수수 가격의 최근 추이를 나타낸 것이다.


원유가격만 해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오기 전까지는 70달러 대가 적절한 가격으로 여겨졌었다. 지금만 해도, 유가가 90달러를 넘는 상황이면 경제 성장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치는 수준에 달한다. 더군다나 안정세를 보이던 유가는 중동의 정세가 시리아 내전으로 인해 혼돈으로 빠져들면서 다시금 고개를 들고 올라오고 있다.


사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곡물가라 할 수 있다. 곡물가가 이처럼 급격한 변동을 보이게 된 데는 시장에 엄청난 유동성이 풀려버리게 된 까닭이 큰데, 얼마나 큰 유동성이 풀렸는지 좀 감을 잡자면





상기 그래프들은 돈의 양을 나타내는 M1, M2 인데 수치를 살펴보면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극에 달한 이래, 시중에 유통되는 통화의 양이 엄청나게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즉, 이처럼 늘어난 화폐가 갈 곳을 찾지 못하게 되자, 투기적으로 수익을 찾아 헤메는 돈, 이른바 핫머니가 되어서 자본시장을 떠돌게 되고, '껀수' 가 있는 곳을 찾아 적절한 상황과 맞물리게 되면 폭발적으로 자산 가격의 변동을 일으키게 된다.


최근래에 극심한 가뭄으로 인한 곡물가의 상승 요인도 있지만, 이처럼 급격한 변동성이 초래되는 데는, 그러한 환경에 순응할 수 있는 수급을 제공하는 '투기 자금' 이 그 이면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투기자금은 곡물 시장에만 왜곡을 일으킨 것이 아니라 주식시장에도 상당한 왜곡을 일으킨 상태인데






위쪽은 금융위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금융위기가 진행될 때의 다우 산업지수, 아래쪽은 현재 산업지수의 모습이다. 현재의 주가지수가 거의 위기가 시작되기 전의 주가지수에 육박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위쪽에 있는 그림에 온전히 반영된 것은 ADP 고용 보고서의 그래프 뿐인데, 지금의 고용 상황은 분명히 나아지고 있긴 하지만 아직 예전 수준을 회복한 것은 결코 아니다. 또한, 금융위기가 시작되기 전의 유가와 곡물가, 그리고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금값은 모두 지금보다 아래에 있었다.


즉, 위기가 시작되기 전, 고점 영역에서의 주가지수를 지탱하던 경제의 제반 조건들은 아직까지 그 회복이 다 되지 않았는데, 주가가 이처럼 높은 영역까지 올라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상기 투기 자금과 맞물려, 아직 시행되지 않은 양적완화 3차에 대한 기대감, 현재 어쨌든 수치상으로는 회복 중에 있는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맞물려 빚어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좋게 말하면 긍정적인 장기 전망에 대한 기대감이요, 나쁘게 말하면 거품이 끼어 있는 상태인 것이다. 당연한 일이지만, 지금 양적완화가 시행된다면 저 주가지수에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는' 효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양적완화는 경제의 회복으로 직결되는가?


결과만 놓고 보자면, '그렇다, 라고 장담할 수 없다.' 이다(왜? 인지는 다른 글에서 얘기하고자 한다)


양적완화는 반드시 부작용을 수반하는가?


이 문제에 대한 답은, '필히 그렇다.' 이다.




연준 의장인 버냉키가 3차 양적완화를 하지 않고서 '필요한 경우, 조치를 취하겠다' 라는 말만을 반복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앞서 2번에 걸친 양적완화의 경우, 그것들이 거둔 결실에 비해, 가져온 부작용이 너무나도 뚜렷했기 때문이다. 버냉키의 임기는 현재 1년 가량이 남은 상태이며, 올 11월에는 미국의 대선이 다가오고 있다. '무언가' 를 하기에도 상당히 부담스러운 시점인 것이다. 특히 그것이, 불러올 부작용이 아주 뚜렷한 일이라면 더더욱.


즉, 현재의 상황을 놓고 보자면, 연준은 양적완화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 정말로, 양적완화가 필요할 정도로 급박한 상황이 벌어지기 전에는.





****이 글은 주식의 상승, 하락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지 않으며, 이 글로 인해 어떤 영향을 받더라도, 투자의 결과는 언제나 투자를 결정하는 개개인에게 그 책임이 있음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