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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이야기 - 한의사가 첨단 의료기기를 쓴다구요? (1)

돋보기/의료 이야기

by 열정과 함께 2016. 1. 20.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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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들이 첨단 의료기기 사용을 요구해서 요즘 논란이 많다. 그러나, 적어도 내 생각에는 이 이슈는 그다지 논란이 일 필요가 없는 이슈다. 한의사협회 회장 김필건씨는 당연히, 시연회를 위해 상당한 양의 연습을 하고 나왔을 것으로 생각된다(연습도 안하고 시연회를 하려고 했다면.... 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의 수준을 보인다면, 의료 현장에서 평소 한의사들이 수행할 진료의 수준이 어떤 수준일지에 대해서는, 더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아래는 영상에 대한 부연설명


1. 1분 42초경 - 건강한 남성은 골밀도 진단기의 적응증에 해당하지 않음.


왜 그럴까? 당연하다. 젊은 사람이 골다공증 걸리는 것을 봤습니까? 그것도 인생 한창 나이인 29세에. 걸릴 가능성도 극히 낮은데 거기다 진단기기를 들이대 봐야 돈낭비다. 그러니까 적응증에 속하지 않게 된다는 것.


뭐 적응증에 속하지 않는다고 해도 검사를 할 수는 있다(검사하면 안되는 경우는 금기증이라고 부른다. 초음파 같은 경우는 몸에 상처를 내지 않기 때문에 비침습적인 검사라고 부르고, 이러한 비침습적인 검사들은 대개 금기증이 얼마 없는 편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진짜로 이 남성이 T-score 가 -4.4 라면 이것은 매우 심각한 수치를 의미한다. 보통 T-score 는 -1 ~ -2.5 의 사이를 골감소증, -2.5 이하를 골다공증이라 한다. 그런데 이 남성은 -4.4 로, 정규분포상, 백만명 정도를 늘여세우면 맨 뒤에 열명 정도의 골밀도를 가진 셈이 된다.


만약에 내가 검사를 했는데 이런 수치를 마주쳤다면, 그 백만명 중 열명이 내 치료시설에 방문하는 희박한 확률에 선택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먼저겠는가, 아니면 검사장치의 오류나 다른 질환이 이미 있어서 그로 인해 T-score 가 지나치게 낮게 측정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먼저겠는가?


2. 1분 45초 경 - 라텍스 장갑 낀 손으로 컴퓨터와 환자 측정 연속적으로 함


의료 현장에서 끼는 장갑은 여러가지가 있다. 일단 저 사람이 착용한 장갑이 latex surgical glove 라고 생각하고 이야기를 진행하자. 일단 초음파 검사는 할 때 surgical glove 가 필요 없다. 침습적인 검사가 아니므로 감염의 확률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단 착용하게 된다면, surgical glove 는 감염의 확률을 조금이라도 줄여보려고 착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염을 극도로 회피하는 행태를 취한다. 그걸 "무균적 조작" 이라고 부른다.


참고로 무균적 조작을 위해 장갑을 끼려면 아래와 같은 절차를 따르게 된다.


 

간략하게 보면 알겠지만, 어떻게든 장갑 바깥면에 내 손이나 다른 물체가 닿지 않도록 하면서 장갑을 착용한다. 착용할 때도 이 정도인데 실제로 술기를 수행할 때는 어떻겠는가. 만약에 다른 물체가 닿거나 하면(오염) 즉각 장갑을 교체하는 것이 원칙이다.


즉, 한의사 협회 회장은 단순히 보여주기 용으로 저 장갑을 착용했던지, 아니면 오염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도 없는 것이다.


3. 2분 11초 경 - 골수를 보충시키는 약이 필요하다??


정말정말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뼈는 크게 두 가지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1) 뼈의 딱딱한 부분

  2) 그 안에서 피를 만들어내는 부분.


골수를 굳이 둘 중 하나에 분류해야 한다면 2) 에 분류해야 한다. 뼈는 겉은 외부의 충격에도 버티고, 몸의 하중을 견뎌낼 수 있도록 딱딱한 구조로 되어있지만, 안쪽은 비교정 성긴 구조로 되어 있다. 2) 의 피를 만들어 내는 부분은 안쪽의 성긴 구조에 들어있는 것이다. 즉, 사람들이 생각하는 골다공증, 뼈가 휘고, 잘 부러지게 되는 이 질병은 1) 에 문제가 생기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따라서 골다공증의 치료법이 골수를 보충하는 것이라는 말 부터가 잘못되었다.


그리고 골다공증의 치료는 너무나도 당연히 2) 의 치료가 아니다. 뼈는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고 사라지고를 반복한다. 아무리 강한 구조라도, 일상생활에서 몸의 무게를 지속적으로 견뎌내고, 충격을 받으면 낡게 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약해지는 것이고. 따라서 우리몸은 생리적으로 약해진 뼈는 조금씩 갉아내고, 새로운 뼈를 만들어 그 자리를 채운다. 골다공증의 치료는 이 갉아내는 과정을 방해하거나, 새로운 뼈를 만드는 과정을 촉진시키는 것이다. 골수를 보충하는 것은 골다공증의 치료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




의료기기를 쓰고 싶다면, 그래서 정말로 생명과 건강에 도움을 주려고 하고 있는 것이라면


최소한도의 준비는 좀 하고 나서 뭐라고 말을 하는게 염치가 있는 행동이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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